올 초 새 천년의 의미를 담아 성대하게 치러졌던 국립극단의 해맞이 축원굿 「광대들의 비나리」가 인천무대에 오른다.

 서울 공연당시의 출연진과 무대 등이 고스란히 옮겨와 29일 오후 3시, 7시 서구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인천의 관객앞에 서는 것이다.

 「광대들의 비나리」는 우리 전통 연희인 「굿」에서 우리 연극의 참모습을 찾아보자는 시도로 제작된 작품. 「광대」는 배우를, 「비나리」는 기원을 뜻하는 것이니 풀이하면 「배우들이 살아있는 사람을 위해 펼치는 축원굿」인 셈이다.

 우리 연극의 산증인인 구히서씨가 국립극단을 위해 특별히 집필한 작품인데다, 현재 인천시립극단 감독으로 있는 박은희씨가 연출을 맡았고, 김혜란(소리), 이지영(춤), 김규형(음악)씨 등 내로라하는 각 분야 전문가에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까지 가세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굿은 앞판, 다섯 마당, 뒤판의 순으로 진행된다. 풍물과 추렴으로 앞판이 열리고 나면 본격적으로 굿 한마당이 질펀하게 펼쳐진다. 첫째 마당(판열기)부터 각각 하늘 땅 사람 광대를 주제로 다섯째 마당까지 이어지는데, 관객과 배우가 하나가 돼 펼치는 신명나는 연극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대사위주로 풀어가는 서양식 연극에서는 느낄 수 없는 흥이 넘친다. 마무리형식의 뒤판에서는 떡타령을 부르며 덕담이 깃든 떡을 관객에게 나눠주고, 흥겨운 풍물속에 소지(종이를 태우며 소원을 비는 의식)하면서 끝난다.

 입장료는 일반 5천원, 학생 3천원, 단체 2천원. ☎583-2361

〈손미경기자〉 mgson@inchonnews.co.kr